검색결과
  • 탱화의 외출

    탱화의 외출

    불자들이 몸과 마음으로 계율을 다짐하는 자리에 석가모니 괘불이 바깥바람을 쐬러 나왔습니다. 절 깊은 곳에 꼭꼭 여며 모신 괘불탱화의 외출 소식을 듣고 부리나케 달려갔습니다. 두

    중앙선데이

    2010.05.01 20:03

  • 5년의 기다림, 능소화

    5년의 기다림, 능소화

    ‘드디어’ 피었습니다. 어느 날, 가지 끝에 열댓 개의 망울을 달더니 다섯 갈래로 촉을 갈라 노랑 꽃망울을 밀어 올렸습니다. 삼복더위의 강력한 햇빛을 무던히 받아내던 꽃망울이 더

    중앙선데이

    2010.08.07 23:51

  • 달빛에 가야금

    달빛에 가야금

    구름에 달빛이, 달빛에 구름이 너무 좋은 밤, 달빛을 좋아하는 스님 집에 갔습니다. 동향집이라 갓 떠오르는 달구경이 좋습니다. “어서 오시오, 이 선생.” “마침 남원의 ‘명창’

    중앙선데이

    2010.10.02 22:16

  • 봄을 심는 사람들

    봄을 심는 사람들

    악양 땅에서는 처음 보는 양파 밭입니다. 지난가을에 악양 귀농 2년차 아주머니가 과감하게 일군 밭입니다. 봄의 낌새가 들판에 심은 양파 밭까지 왔습니다. 간혹 몰아치는 꽃샘바람이

    중앙선데이

    2010.03.14 00:58

  • 오늘이 그날

    오늘이 그날

    악양 대축마을 뒷산에 600년이나 세월을 먹은 소나무가 있습니다. 크고 편평한 바위 틈에 뿌리를 박고 자라 ‘문암송(文岩松)’이라 불립니다. 옛날 시인 묵객들이 소나무 그늘에서

    중앙선데이

    2011.08.21 00:28

  • 쌀과 돈

    쌀과 돈

    매상(買上)하는 날입니다. 나뭇잎 날리는 찬바람이 매서운 날, 봄부터 가을까지 비와 바람과 햇빛에 울고 웃었던 농부가 참담한 마음으로 수매를 기다립니다. “서울 사람도 매상하러

    중앙선데이

    2008.11.30 02:27

  • 섬진강 줄배

    섬진강 줄배

    먼 산 너머에서 시작한 섬진강 물길이 이제 막 산을 벗어난 물과 만나 바다로 가는 피아골 외곡리 강가입니다. 할 일 없는 겨울 아침에 섬진강 안개를 볼 마음에 강에 내려왔습니다.

    중앙선데이

    2008.12.07 01:15

  • 신식 써레질

    신식 써레질

    우리 동네 이름은 노전마을입니다. 마을 길은 당연 ‘노전길’이고, 저는 노전길 제일 끄트머리인 형제봉 중턱에 살면서 노전길로 드나듭니다. 비 갠 하늘이 예쁜 아침에 노전길 따라

    중앙선데이

    2012.04.28 23:04

  • 흙냄새

    흙냄새

    우리 동네, 악양과 청학동을 잇는 ‘회남재’를 갔습니다. 예전에는 청학동 도인(?)들이 먹거리를 구하러 악양장에 다녔던 길입니다. 지금은 그림자 잃어버린 옛길로 풀꽃들만 요란맞습

    중앙선데이

    2008.09.27 15:39

  • 개만큼만 하면 成佛

    개만큼만 하면 成佛

    이웃이나 아는 이들은 우리 집을 ‘다산이네’라고 부르지 ‘창수네’라고 부르지 않습니다. 이름이라는 것은 원래 남이 불러줄 때만 의미를 갖습니다. ‘다산이네’ 하는 것은 집에서 저

    중앙선데이

    2008.10.04 21:09

  • 달을 품은 가로등

    달을 품은 가로등

    초승달이 샛별을 품은 초저녁 하늘입니다. 해가 서산에서 멀어질수록 달과 별이 더욱 밝아집니다. 맑은 어둠이 끝없이 열린 하늘에 피어난 초절정 절제의 아름다움이 마음을 찌릅니다.

    중앙선데이

    2010.05.22 22:41

  • “푸르게 사세요”

    “푸르게 사세요”

    비가 며칠 동안 하염없이 내렸습니다. 여름비 신고식치고는 강했습니다. 줄기차게 내리는 축복(?) 속에 어버이날 행사가 열렸습니다. 행사를 진행하는 ‘악양청년회’ 친구들은 여름비가

    중앙선데이

    2011.05.15 01:19

  • 고요

    고요

    할머니네 키 넘는 장대에 쇠 끌개를 연결해 바람이 찬, 시린 강물에 던집니다.흰 거품이 섬진강의 고요를 깨고 일어납니다.허리 굽혀 강바닥 모래 무더기에 꽁꽁 숨은 ‘갱조개(재첩)

    중앙선데이

    2008.10.25 15:13

  • 길 위의 만남

    길 위의 만남

    경남 하동군 악양면에서 ‘배티재’를 넘으면 청암면 경계에 있는 ‘논골 마을’에 이릅니다. 논골은 칠선봉 능선, 해발 600m에 자리한 산중 마을입니다. 산이 높아 하늘은 작으나

    중앙선데이

    2008.11.22 00:35

  • ‘동네 밴드’ 열렸네

    ‘동네 밴드’ 열렸네

    ‘동네 밴드’가 활짝 열렸습니다. 올해 가장 춥다는 날에 올 들어 가장 뜨거운 밤을 보냈습니다. 우리 동네, 악양에 사는 젊지 않은 이들이 밴드 멤버입니다. 면면을 뜯어보면 장작

    중앙선데이

    2008.12.14 02:30

  • 뜰 앞의 매화

    뜰 앞의 매화

    산중 집 곳곳에 심은 매화나무 꽃망울이 터지기 직전입니다. 이쯤이면 아랫동네는 분명 매화꽃이 야단법석일 겁니다. 도저히 참을 수 없어 보던 책 집어 던지고 하룻밤에 아홉 번 강을

    중앙선데이

    2009.03.08 02:01

  • 비구름 피어난 곳

    비구름 피어난 곳

    장마입니다. 소리 소문도 없이 장마가 왔습니다. 기상청에 있는 수퍼컴퓨터도 지구온난화 때문에 변덕 부리는 날씨를 제대로 알아맞히기 어렵다고 합니다. 난감한 일입니다. 산에 사는

    중앙선데이

    2008.06.29 01:20

  • 길이 있어 길을 걸었습니다. 늦은 오후의

    길이 있어 길을 걸었습니다. 늦은 오후의

    길이 있어 길을 걸었습니다. 늦은 오후의 북향 길은 그늘 빛이 상큼합니다. 사물들이 다투지 않고 고요하게 있습니다. 이와 같은 길을 걸으면 깊은 생각에 빠지게 됩니다. 홀로 걸을

    중앙선데이

    2009.11.07 15:24

  • 盡

    변화는 모든 살아 있는 것들의 실상입니다. 빗줄기 장막으로 세상을 덮던 비구름이 깨졌습니다. 성냄을 다하고 제 몸을 갈라 세상을 열었습니다. 숲 속 풀과 나무들도 쌓인 물기를 뿜

    중앙선데이

    2009.08.23 00:56

  • 감 말랭이

    감 말랭이

    동네를 돌아다니며 사진을 찍다 보면 간혹 사진 찍히기 싫다는 분도 계십니다. ‘늙어서 안 예쁘다’와 ‘일하던 옷이 더럽다’는 경우입니다. 그런데 사진가는 바로 그 이유 때문에 세

    중앙선데이

    2010.11.20 23:16

  • 아침의 행복

    아침의 행복

    동쪽에 산을 지고 살면 아침 해는 늦게 뜨고, 지는 해는 오래갑니다. 그래서 아침 잠 많고, 아침에 게으르고 싶은 사람은 동쪽 산 높은 곳으로 숨어들면 좋습니다. 저는 동쪽이 열

    중앙선데이

    2010.10.24 03:11

  • ‘미류나무’

    ‘미류나무’

    “미류~나무 꼭대~기에 조각~구름~ 걸려 있네. 솔바~람이 몰고~와서 살짝 걸쳐 놓고 갔어요.” 어릴 적엔 ‘미류나무’나 ‘포플러’로 불렸습니다. 미국에서 들어온 버드나무라 ‘미

    중앙선데이

    2010.08.01 00:17

  • 연리목, 천년의 사랑

    연리목, 천년의 사랑

    지리산 북쪽, 함양에는 ‘상림(上林)’이 유명합니다. 상림은 위천강의 홍수를 막기 위해 신라 때 최치원 선생이 둑을 쌓아 만든 숲입니다. 사람이 만든 숲으로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중앙선데이

    2009.11.14 22:02

  • [사진] 대장정의 끝

    [사진] 대장정의 끝

    PHOTO ESSAY 이창수의 지리산에 사는 즐거움 맛있는 것도 매일 먹으면 맛있는 줄 모르게 됩니다. 멋있는 풍경도 그렇습니다. 아름다움에서 조금 떨어지면 아름다움을 더 고맙게

    중앙선데이

    2010.01.25 14:36